스킨처럼 신축성이 좋은 세계 최고의 전자회로

2022.03.09 19:15


20년 동안 피부에 적용할 수 있는 집적 회로를 개발하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신축성이 좋은 집적 회로들을 개발해왔다. 각종 웨어러블 기기들의 등장과 의료 과학의 발전으로 신체에 딱 붙여서 사용할 수 있는 집적 회로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스타트업 'MC10'가 개발한 '바이오스탬프(Bio Stamps)', 미국 MIT 미디어랩과 MS가 공동으로 개발한 '듀오스킨(DuoSkin)' 등을 보면 현재 피부에 붙여서 사용할 수 있는 집적 회로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위 사례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는 간단한 센서나 특정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간단한 회로의 구조이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가 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스탠포드 바오 리서치 그룹의 '제난 바오(Zhenan Bao)' 화학공학 연구팀은 기존 웨어러블 회로와 차원이 다른 신축성 집적 회로를 개발했다. 바오 리서치 그룹은 이 신축성 집적 회로 개발을 위해 무려 20년을 연구해왔다.
1 평방센티미터에 4만개 트랜지스터를 결합하다
제난 바오 교수팀은 새로운 인쇄 기술을 개발하여 초정밀 집적도와 신축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신개념 웨어러블 집적 회로를 개발했다. 1 평방센티미터 작은 크기에 무려 4만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결합해 회로도를 구성시킬 수 있을 정도다. 이는 기존 신축 회로보다 100배 이상의 집적도를 향상시킨 것이다.
물론 동일한 사이즈에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압착하는 현재의 반도체 기술과 수준 차이는 있지만, 연구진은 현재의 수준으로도 피부에 부착해 작동하는 다양한 센서와 의료 기기들을 충분히 작동시킬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 집적회로는 기존 실리콘 칩을 만들 때 사용하는 동일한 장비를 이용해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즉, 포토 공정 기술로 자외선을 이용해 전기적 활성화가 가능한 복잡한 패턴을 다단계 코팅 과정과 화학적 부식 및 헹굼 작업으로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 집적회로는 신축성 측면에서도 내구성이 매우 훌륭하다. 자체 테스트 결과 트랜지스터가 1천 번 이상의 스트레칭이 반복된 후에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균열, 탈색, 기능 저하 등 여러 문제들이 발생되지 않았다.
"앞으로 신축성 집적 회로는 실제 상업화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제난 바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실리콘 칩 생산 시설을 전환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기존 공정에서 몇 단계를 제거해 더욱 신속한 제조도 가능하다" 앞으로 바오 리서치 그룹의 행보를 계속 주목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