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곳곳을 햇빛으로 밝히는 광섬유 조명 '라이트 밴딧'

2015.09.15 08:30


햇빛을 실내조명으로 사용한다?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실제로 햇빛을 조명으로 삼아 집 안 곳곳을 환하게 밝힐 수 있는 조명이 개발돼 화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던컨 얼(Dr. Duncan Earl)' 박사가 세운 제조기업 '씽크텍(Think Tekk)'이 개발한 '라이트 밴딧(Light Bandit)'이 바로 그 주인공.
라이트 밴딧은 광섬유 케이블을 사용한 햇빛 조명으로 창문이 없는 방안이나 장롱 등 햇빛이 잘 안 들어오는 곳에서 밝은 햇빛을 비춰준다.
라이트 밴딧의 설치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햇빛을 모아줄 라이트 밴딧 키트를 올려놓고 광섬유 케이블을 키트에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한편, 라이트 밴딧은 매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일반 형광등을 대신해서 사용될 수 있으며, 거실이나 현관에서 스탠드 조명이나 램프 등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광섬유의 특징을 살려 멋진 디자인 조명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실내에서 식물을 키울 때에도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라이트 밴딧에 사용되는 광섬유 케이블은 햇빛이 아무리 밝더라도 뜨거워지지 않아 화재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된다.
간단한 설치와 다양한 활용성 측면보다 더 주목해야 할 라이트 밴딧의 장점은 바로 햇빛 그 자체에 있다. 햇빛을 집안에 직접 끌어 들여왔다는 것은 광합성 작용뿐만 아니라 가장 자연스러운 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벤딧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2014년 12월과 2015년 3월 두 차례의 모금 캠페인에서 모두 실패한 바 있다.
이렇게 훌륭한 기술이 왜 자금 모금을 하지 못한 것일까? 바로 라이트 벤딧은 치명적인 두 가지 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단점은 바로 햇빛이 있는 낮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고 밤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조명의 기본적인 역할은 어두운 밤을 밝히는 것인데 라이트 벤딧은 이 기본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 단점은 광섬유 케이블의 길이가 1피트 늘어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는 광량이 1%씩 줄어든다는 점이다. 만약 광섬유 케이블의 길이가 50피트라면 밝기가 햇빛의 절반으로 줄어들고 이보다 더 길어진다면 빛이 파란색으로 변해 조명으로 사용할 수는 없게 된다.
지금의 백열전구가 에디슨의 수천 번의 실패를 통해 탄생하였듯이 라이트 벤딧 또한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라이트 벤딧이 상용화된다면 분명 또 다른 빛의 혁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