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온라인 약국 '필팩'

이효림
2017.04.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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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7 08:55


특정 제품을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서비스를 구독(서브크립션) 커머스라고 한다. 한국의 유명 화장품 유통회사 '미미박스'나 미국의 면도기 스타트업 '베벨(Bevel)'과 같은 회사들이 구독 커머스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이런 구독 커머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한 또 다른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약을 집으로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필팩(PillPack)'이 그 주인공이다.
필팩은 고객이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아도 복용해야 할 약을 날자와 시간에 따라 분류한 다음, 파란색 종이박스에 담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약 배달 서비스 기업이다.
필팩의 창업자 T.J 파커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운영하는 약국에서 환자들이 주기적으로 여러 개의 약병을 받아가면서 매번 언제 약을 먹어야 하는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등을 물어보는 걸 보고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

그리고 매사추세츠 약대를 졸업한 후 한 모임에서 MS 출신의 엔지니어 엘리엇 코헨을 만나 기존의 약국 시스템을 바꿔보기로 의기투합하고 필팩을 창업했다.
필팩을 이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평소 이용하는 약국의 정보를 입력하면 필팩 담당자가 해당 약국에 연락해 고객의 처방전과 처방약을 양도받게 된다.

만약 병원에서 처방전을 다시 받아야 한다면 필팩에서 해당 병원에 직접 연락해 처방전까지도 대신 받아준다. 사용자는 필팩을 통해 병원으로부터 처방받은 약뿐만 아니라 비타민 등 처방전이 필요 없는 영양제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이러한 약 배달 서비스로 현재 필팩은 미국에서만 100만명이 이용하는 국민 배달 서비스가 됐으며, 주요 대도시 곳곳에 오프라인 약국까지 설치해 더욱 빠르고 정확한 유통망까지 구축했다.

필팩이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데에는 환자가 처방받은 약을 찾아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 정보를 약봉지에 인쇄하고 포장 및 배송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기업의 시스템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금도 필팩은 편리하고 정확한 배송, 주기적인 문자 서비스, 약사와의 실시간 상담 서비스, 저렴한 이용료, 무료 배송 서비스를 무기로 지금도 많은 고객을 끊임없이 유치하고 있다. 참고로 필팩의 월 사용료는 20달러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도 필팩과 같은 약 배달 서비스가 가능할까? 아쉽지만 현재로서는 약사법상 온라인 약국이나 의약품의 온라인 유통은 허용되지 않아 당분간 불가능해 보인다. 제도와 규제의 개혁이 약 시장에도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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