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배출시키는 친환경 용기

2021.09.27 08:33


내용물을 다 쓰지 않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용기들
화장품,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 아직도 많은 제품들이 플라스틱 보틀로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플라스틱 용기들을 재활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PET, PP, PE 등 플라스틱 재질에 따라 분리해서 수거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플라스틱 용기 자체의 오염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용기의 오염의 문제는 대부분이 용기 내에 남아 있는 용액 때문에 발생한다. 아마도 용기 내에 남아 있는 용액을 모두 깨끗하게 씻어서 버리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버려지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의 내용물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로션의 경우 약 25%, 세탁세재는 16%, 케첩 등 소스는 15%, 치약은 13% 정도가 다 사용이 안된 채 용기와 함께 버려지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양이 다 쓰지도 않고 버려지고 있을까?
단순히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을 탓할 게 아니다. 바로 용기 그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용기 내 용액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배출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 이는 용기 내의 마찰력 때문에 용액이 잘 배출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노 코팅 기술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배출시키다
미국 MIT 연구소 출신의 스타트업 '리퀴드글라이드(LiquidGlide)'는 바로 이 용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우리는 2015년에 이미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초기 제품들을 소개한 바 있다. 시간이 흘러 최근 리퀴드글라이드는 제로-웨이스트(Zero-Waste) 패키지를 위한 화장품 용기인 '에브리드롭(EveryDrop)' 라인을 출시했다.
리퀴드글라이드의 에브리드롭 용기 역시 MIT 연구소에서 개발한 나노 코팅 기술이 적용되어 개발됐다. 나노 코팅 기술은 내부 벽에 있는 미세한 틈을 특수물질로 메워 영구적으로 촉촉하고 부드럽게 코팅하는 기술로, 내용물을 마찰 없이 위, 아래로 빠르게 이동하게 만드는 개념이다.
에브리드롭 용기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친환경적인 특성을 갖는다. 첫째는 용기 내 용액을 100% 배출시켜 용기의 재활용 가능성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이고, 둘째는 화장품의 경우 더욱 농축된 액체 즉, 물의 사용량을 줄여 결국 제품의 크기를 줄이고 더 적은 양의 탄소를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리퀴드글라이드는 화장품 회사 이외에도 이미 콜게이트(Colgate), 하인즈(Heinz)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하여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개발하고 있다. 리퀴드글라이드는 자사의 용기가 플라스틱 패키지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들의 바람대로 많은 기업들이 나노 코팅 용기들을 개발해 적용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