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와 달걀 껍질로 만든 '타이어'

2017.04.07 15:13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인은 한 해에만 약 1천억 개의 달걀을 소비한다. 이들 중 절반은 상업용 식품 공장에서 사용되고, 그 껍질은 매립 쓰레기로 버려진다. 또한 토마토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채소로서 매년 1,300만 톤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엄청난 양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구진은 토마토와 달걀 껍질 등의 음식물 쓰레기로 타이어로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타이어의 주 연료는 카본 블랙이라는 물질이다. 카본 블랙은 탄소계 화합물을 불완전 연소시켜 만드는데, 타이어 고무의 내구성을 높이고 타이어가 검은색을 띄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필러다.
석유류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만드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연구진은 토마토 껍질과 달걀 껍질 등 생활 친화적인 음식물 쓰레기로 필러를 만들었다. 새로운 방식으로 만든 고무는 산업표준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음식물 쓰레기는 기능성, 지속성, 환경성, 경제성 등 모든 면에서 카본 블랙의 완벽한 대체재이다. 기존의 카본 블랙은 생산 과정에서 많은 유해 물질을 배출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어왔다. 또 타이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석유 기반 소재로서 공급에도 한계가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가 카본 블랙을 대체하면, 유해 물질 배출을 늘릴 필요 없이,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언제든지 원료를 충당할 수 있다. 버려지는 대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타이어 제조에 사용한다면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고무 타이어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내구성도 뛰어나다. 토마토 껍질은 고온에서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고, 달걀 껍질의 다공성 구조는 고무의 접착을 돕는다.
2016년 기준으로 매립지에 묻힌 음식물 쓰레기는 13억 3000만 파운드, 약 60억kg에 달한다. 매립지에 묻혀 메탄 가스를 배출하면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운반하고 처리하는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지금도 연구진은 더 오래가고, 더 유연한 고무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음식물 쓰레기를 조합하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특허를 기다리고 있는 이 기술이 신소재 타이어 개발과 더불어 음식물 쓰레기 감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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