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잡는 200원짜리 원심분리기 '페이퍼퓨즈'

2017.01.11 13:18


말라리아 잡는 천 원짜리 현미경 '폴드스코프'를 기억하는가? 과거에 BIZION이 소개해 크게 화제가 됐던 그 발명품, 스탠포드 대학교 마누 프라카시(Manu Prakash) 교수가 고안해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후원했던 바로 그 적정기술 제품 말이다.
최근 마누 프라카시(Manu Prakash) 교수팀이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이번엔 단 돈 200원짜리 의료용 원심분리기 '페이퍼퓨즈(Paperfuge)'를 개발해 화제다. 원심분리기는 환자의 혈액 샘플을 빠른 속도로 회전시켜 혈액 속 성분을 분리시켜주는 기기이다.
기존 원심분리기는 전기가 필요한 전자기기이다. 따라서 가격이 비싸고 저개발 지역에서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마누 프라카시 교수팀은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종이 원심분리기'를 고안했다.
영상과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페이퍼퓨즈는 우리가 어릴 적 갖고 놀았던 실팽이를 연상시킨다. 동그란 물건에 2개의 구멍을 뚫고 실이나 고무줄을 관통해 연결한 다음 양쪽 끝을 잡고 당겼다 놨다 하면 동그란 물건이 빠르게 회전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페이퍼퓨즈의 종이원반 내부에는 혈액 샘플을 담을 수 있는 작은 튜브들이 내장돼 있다. 제품의 구성은 동그란 원반과 실 그리고 양쪽 끝 2개의 나무 손잡이가 끝이다.
놀랍게도 실팽이의 간단한 원리로 가운데 종이 원반은 분당 125,000회(145,000rpm)라는 놀라운 속도로 회전한다. 기존 원심분리기보다도 더 빠른 수준이다. 실제 실험에서 페이퍼퓨지는 15분만에 혈액에서 말라리아 기생충을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마누 프라카시 교수팀은 폴드스코프처럼 이 발명품 역시 아프리카 대륙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하게 됐다. 전기가 없는 곳에서 누구나 손쉽게 말라리아 감염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 마누 프라카시 교수팀은 '페이퍼퓨즈(손으로 작동하는 초저가 종이 원심분리기)'의 작동원리를 담은 논문을 '네이처'지에 공개했다. 앞으로 페이퍼퓨즈가 아프리카를 치유하는 귀한 도구가 되길 기대해 본다.